3D프린터로 치과용 크라운까지 찍어내던 스프린트레이가 이번에는 구강스캐너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지난 13일 미국 마이애미비치에서 열린 디지털 치과 행사 '3DNext 2026'에서 무선 스캐너 '파운데이션(Foundation)'과 소형 체어사이드 생산장비 '나노 시리즈(Nano Series)'를 함께 공개하며, 스캔부터 설계·출력·마감까지 한 회사 제품으로 묶는 확장 계획을 밝혔습니다.

디지털 치과 교육기관 iDD(Institute of Digital Dentistry)에 따르면 이번 발표로 스프린트레이는 크라운용 레진을 팔던 3D프린팅 전문회사에서 스캐너부터 소프트웨어, 재료까지 갖춘 종합 공급사로 범위를 넓혔습니다.

치과 진료실에서 의료진이 무선 구강스캐너 기기를 환자의 입 안에 대고 스캔하고 있다
치과 진료실에서 치과의사가 무선 구강스캐너로 환자의 치아를 스캔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 AI 이미지

무선 스캐너 파운데이션, 기본 요금엔 자사 소프트웨어만

파운데이션은 무선으로 쓰는 풀컬러 구강스캐너입니다. 찍은 데이터를 따로 내보내지 않아도 스프린트레이의 클라우드 대시보드에 그대로 올라가는 소프트웨어 'ScanOS'가 함께 묶여 있어 스캔한 모형을 바로 설계·출력 단계로 넘길 수 있습니다. 행사 특별가는 9,995달러, 정가는 11,000달러입니다. 다만 이 가격에는 스프린트레이 자체 소프트웨어만 포함되어 있고 다른 회사의 설계 프로그램이나 워크플로우를 쓰려면 5,000달러를 더 내야 합니다. 경쟁사 스캐너와의 호환을 끊고 자사 스캐너를 끼워 팔았다는 혐의로 반독점 소송을 다시 치르는 얼라인 테크놀로지만큼 막아선 것은 아니지만 스프린트레이 역시 기본 요금 안에서는 자사 생태계를 벗어나기 어렵게 설계했습니다.

30인치 공간에 들어가는 나노 시리즈

나노프린트(NanoPrint)·나노워시(NanoWash)·나노큐어(NanoCure)로 이어지는 '나노 시리즈'는 출력과 세척, 경화까지 한 줄로 처리하면서도 76cm(30인치) 남짓한 카운터 공간만 차지합니다. 나노프린트는 385나노미터 파장의 광원을 씁니다. 스프린트레이는 지난 20년간 생태계 전체에서 2,000만 개 넘는 치과용 부품을 찍어냈는데 그중 80% 이상이 환자 한 명만을 위한 단일 작업이었다며 나노 시리즈를 이런 소규모 작업에 맞춘 제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가격은 나노프린트 8,995달러, 나노워시 1,999달러, 나노큐어 3,599달러이며 세 제품을 묶은 출시 프로모션가는 약 1만 달러입니다. 주문은 10일부터 시작했고 미국 내 첫 배송은 다음달 2일부터입니다.

치과 진료실 카운터에 소형 3D프린터와 세척기, 경화기가 나란히 놓여 있다
좁은 카운터 공간에 나란히 놓인 소형 3D프린터와 세척·경화 장비를 보여주는 사진. AI 이미지

GC와 손잡은 수복용 레진

스프린트레이는 일본 치과재료기업 GC코퍼레이션(GC Corporation)과 함께 하이브리드 세라믹 수복 레진 '지씨 그라디아 프레미(GC GRADIA PREMi)'도 내놨습니다. 캡슐 3개가 든 한 팩은 179달러로 개당 약 60달러 수준입니다. 주문은 다음달부터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최종 가격과 지역별 공급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들은 모두 미국 출시를 먼저 밝혔을 뿐 다른 지역의 출시 시점과 가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iDD는 전했습니다. 국내 치과에 파운데이션이나 나노 시리즈가 정식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이나 식약처 허가 소식은 아직 확인되지 않습니다. 메디트처럼 구강스캐너를 만드는 국내 기업이 이미 자리잡은 시장이기도 해서, 스캐너와 나노 시리즈를 함께 갖추는 데 드는 비용이 2만 달러에 가까운 이번 조합이 국내 진료실의 장비 선택으로 바로 이어지기보다는 스캐너와 프린터를 한 회사 제품으로 묶어 파는 흐름이 해외 치과 시장에서 얼마나 자리잡을지부터 지켜봐야 하는 단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