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트레이(SprintRay)가 치과기공소로 인상 모형을 보내고 기다리지 않아도, 진료실 3D프린터로 그 자리에서 완성된 크라운과 인레이를 찍어내는 재료를 내놨습니다. 지금까지 치과에서 3D프린팅으로 만든 것은 대부분 임시 치아나 수술 가이드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입안에 영구히 붙이는 완성형 보철물까지 범위를 넓혔습니다.

스프린트레이는 지난 9월 1일 자사 치과용 3D프린터 '미다스 디지털 프레스(Midas Digital Press)' 전용 레진 '미다스 리스토어(Midas Restore)'를 미국에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3D프린팅 전문매체 TCT매거진에 따르면 이 재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처방전용 2등급 의료기기로 허가(510(k) 승인번호 K260661)받았습니다.

치과 진료실 카운터에 놓인 소형 3D프린터와 그 앞 쟁반에 작은 흰색 크라운 두 개와 치과 기구가 놓여 있다
치과 진료실 한쪽에 놓인 체어사이드 3D프린터와 갓 출력된 흰색 크라운을 보여주는 장면을 담은 사진. AI 이미지

유리세라믹을 채운 레진, 마모 시험에서 다섯 배 더 버텼다

미다스 리스토어는 무게 기준으로 75%가 넘는 유리세라믹과 지르코니아 충전재를 레진에 섞은 재료입니다. 스프린트레이가 자체 시험한 결과 20만 번 씹는 힘을 흉내 낸 마모 시험에서 기존 자사 세라믹크라운 레진보다 다섯 배 더 오래 버텼고 칫솔질 5,000번을 흉내 낸 뒤에도 처음 광택의 98%가 남았다고 회사는 설명했습니다.

인쇄 방식도 다릅니다. 레진을 통에 채워 두는 기존 광경화 3D프린터와 달리 미다스 디지털 프레스는 점도가 높은 레진을 밀폐 캡슐에 담아 두고 자동 피스톤으로 눌러 짜내는 '디지털 프레스 광조형(DPS)' 방식을 씁니다. 구강을 스캔해 크라운 모양을 설계한 뒤 10분 안팎이면 크라운 3개나 인레이 6개를 인쇄할 수 있습니다. 낱개 캡슐 3개들이 한 팩 가격은 135달러(약 19만 원)입니다.

인상 뜨고 기공소에 맡기던 절차를 건너뛴다

지금까지 크라운이나 인레이를 새로 맞추려면 치아를 깎아낸 뒤 인상을 뜨거나 구강스캐너로 데이터를 찍어 기공소로 보내고 임시로 때운 채 완성품이 돌아올 때까지 일주일 안팎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미다스 리스토어는 이 과정을 진료실 안에서 한 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비슷한 시도는 스프린트레이만의 것이 아닙니다. 업계 전문매체 3D프린팅인더스트리에 따르면 중국 샤이닝3D(Shining 3D)도 캡슐형 레진과 전용 프린터를 묶은 '루미세라' 크라운 시스템을 최근 선보이는 등 전용 하드웨어와 재료를 함께 파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치과 인상 채득 기구와 배송 상자가, 오른쪽에는 진료실 프린터에서 치아 모양 물체가 만들어지는 장면이 나란히 그려져 있다
치아 본을 떠 기공소로 보내던 방식과 진료실에서 바로 인쇄하는 방식을 나란히 비교한 그림. AI 이미지

다만 3D프린팅이 치과 보철물 제작에서 항상 앞섰던 것은 아닙니다. 이 매체가 앞서 짚은 틀니 제작 비교 연구에서는 깎아 만드는 밀링 방식이 굽힘강도와 단단함에서 3D프린팅을 앞섰습니다. 미다스 리스토어가 마모와 광택 유지를 앞세운 것도 3D프린팅이 안고 있던 내구성 약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내 진료실은 아직 그대로다

한국 치과에서도 깎아서 당일 크라운을 완성하는 밀링 방식은 이미 낯설지 않습니다. 덴츠플라이시로나 코리아는 세렉(CEREC) 밀링 장비로 크라운과 인레이, 브릿지까지 당일 제작이 가능하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다스 리스토어처럼 캡슐형 레진을 프린터로 눌러 찍는 방식이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식약처 허가나 유통 계획이 나오기 전까지는 당일 크라운을 찾는 국내 환자들도 기존처럼 밀링 방식 진료를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