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중 이가 부러지거나 빠지는 사고를 막아주는 마우스가드는 그동안 치과에서 알지네이트로 입안을 뜬 뒤 석고 모형을 만들고 그 위에서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시트를 열로 눌러 찍어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최근 2년 사이 이 제작 과정에 구강스캐너와 3D프린팅이 끼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두 가지 방식으로 마우스가드를 만들어 석 달씩 번갈아 쓰게 한 연구에서는 인상을 뜨는 시간과 불편함은 줄었지만 완성된 마우스가드가 맞는 정도까지 그대로 좋아지지는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마우스가드 재료 자체를 3D프린터로 찍어내려는 실험에서는 재료와 출력 방식에 따라 충격을 견디는 정도가 크게 갈렸습니다.
뜨는 법부터 달라진다
기존 방식은 입안에 알지네이트를 눌러 넣어 본을 뜨고 그 본에 석고를 부어 모형을 만든 다음 모형 위에서 EVA 시트를 진공으로 눌러 마우스가드 형태를 잡습니다. 이 절차에서 인상재가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이나 숨쉬기 불편함을 호소하는 선수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 참여한 선수 중 예전에 마우스가드를 써본 사람의 절반 이상은 치과에서 따로 본을 뜨지 않고 끓는 물에 데워 입에 물기만 하면 되는 기성품을 썼다고 답했는데 치과에서 본을 뜨는 절차 자체를 꺼렸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디지털 방식은 이 순서를 바꿉니다. 구강스캐너로 치아 배열을 찍어 파일로 만들고 그 파일로 3D프린터가 레진 모형을 뽑은 뒤 그 위에서 같은 EVA 시트를 눌러 마우스가드를 완성합니다. 재료는 EVA로 동일하지만 모형을 얻는 경로만 바뀌는 셈입니다. 선수들은 디지털 인상이 손으로 뜨는 인상보다 걸리는 시간이 짧았고(5분 46초 대 10분 5초) 답답함과 불안, 구역감, 숨쉬기 불편함, 불쾌한 맛을 모두 덜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통증은 두 방식에서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완성된 마우스가드를 비교하자 결과가 뒤집혔습니다. 손으로 뜬 모형으로 만든 마우스가드가 더 잘 맞는다고 답한 선수가 더 많았고 디지털 모형으로 만든 쪽은 안쪽과 치아 사이의 틈이 더 컸습니다. 착용 직후의 불편함은 디지털 쪽이 적었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오히려 디지털 쪽 불편함이 더 커지는 역전도 나타났습니다. 인상을 뜨는 순간은 디지털이 편했지만 입에 넣고 몇 주를 버텨야 하는 마우스가드 자체의 완성도는 아직 손으로 뜨는 쪽을 완전히 따라잡지 못한 셈입니다.
마우스가드 자체를 찍어내는 시도
모형이 아니라 마우스가드 재료 자체를 3D프린터로 찍어내려는 실험도 나오고 있습니다. 레진을 빛으로 층마다 굳히는 광경화조형(SLA·DLP) 방식과 실 모양 재료를 녹여 층층이 쌓는 압출적층조형(FDM) 방식이 후보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낙하 충격 시험에서 열성형 EVA 마우스가드는 첫 번째 충격에서부터 구조가 무너진 반면 3D프린팅 레진(Keyguard·Dima) 마우스가드는 같은 자리에 다섯 번 연속으로 충격을 줘도 형태를 유지했습니다. 다만 충격을 흡수해 전달되는 힘의 크기는 3D프린팅 쪽이 오히려 더 컸습니다(초당 가속도 기준 255~299g). 마우스가드 업계가 참고하는 프랑스 표준(NF S72-427, 평균 230g·개별 충격 250g 이하)은 열성형과 3D프린팅 모두 넘기지 못했습니다. 반복되는 충격에서 부서지지 않고 버티는 능력만큼은 3D프린팅 쪽이 앞섰다는 뜻입니다.

어떤 재료로 어떤 각도로 찍느냐도 결과를 바꿨습니다. DLP 방식으로 출력 각도를 0도부터 50도까지 바꿔가며 찍은 실험에서는 10도로 기울여 찍은 시편이 충격력을 가장 약하게, 가장 오래 걸려 전달했습니다. 재료를 FDM과 SLA로 나눠 견준 다른 실험에서는 TPU(열가소성폴리우레탄)를 FDM으로 찍었을 때가 같은 조건의 EVA나 SLA 레진보다 충격 흡수 성능이 앞섰습니다. 비슷한 결과가 다른 실험에서도 되풀이해 확인됐습니다.
아직 표준은 넘지 못했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를 종합하면 3D프린팅은 마우스가드를 뜨는 과정의 불편함은 줄였지만 완성된 마우스가드가 맞는 정도에서는 아직 손으로 뜨는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지 못했습니다. 마우스가드 자체를 3D프린팅으로 찍는 쪽은 국제 기준을 만족시키는 재료는 아직 없지만 한 번 충격을 받으면 깨지는 열성형 방식과 달리 반복된 충격에도 형태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자주 갈아 껴야 하는 성장기 선수들에게는 비용 면에서 대안이 될 여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틀니를 3D프린팅으로 만드는 경우에도 항목별로 전통 방식과 성적이 갈렸던 것처럼 마우스가드 역시 어느 한쪽이 완전히 우세하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