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신경치료(근관치료)를 마쳤지만 아직 최종 크라운을 받지 못해서 임시치아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치아로 씹을 때마다 아파서, 이대로 계속 씹어도 되는지, 무엇을 더 조심해야 하는지, 아니면 치과에 다시 가서 확인을 받아야 하는지 걱정됩니다.
짧은 답변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는 치료 과정에서 치아 속을 넓게 파낸 만큼 남은 치아 벽이 얇고 약해진 상태이고, 최종 크라운이 씌워지기 전까지는 그 약해진 부분을 임시치아가 대신 지켜주는 단계에 있습니다. 임시치아는 치아 속을 자극과 세균에서 막아 주고 치아의 위치를 지켜 주지만 최종 크라운만큼 단단히 밀폐되거나 씹는 힘을 고르게 분산시키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그 치아 쪽으로 세게 씹거나 단단한 것을 깨무는 동작은 줄이는 것이 좋고 씹을 때 아픈 증상이 계속되거나 임시치아가 헐렁해진 느낌이 든다면 미루지 말고 치과에서 다시 확인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왜 그런가요?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가 씹는 힘에 약한 이유
신경치료 자체, 즉 치아 속 신경관을 다듬고 채우는 과정만 놓고 보면 치아 강도는 5% 정도만 줄어듭니다. 치아를 실제로 약하게 만드는 것은 신경치료 과정이 아니라 신경치료를 하기 위해 치아 위쪽에 만든 구멍(치수강 개방)과 그 전에 충치나 오래된 충전물 때문에 이미 없어진 치아 벽입니다. 여러 면의 치아 벽이 함께 없어진 경우에는 치아 강도가 60%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남은 벽이 얇아진 치아는 씹는 힘이 한 곳에 몰리면 그 지점에서 금이 가거나 깨질 위험이 커집니다. 그래서 여러 면의 벽이 함께 손실되었거나 씹는 면의 뾰족한 부분(교두)이 약해진 치아는 교두 전체를 덮어 씹는 힘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수복물이 필요합니다. 지금 씌워진 임시치아는 최종 수복물이 만들어지는 동안 자리를 지키도록 만든 것이라 이렇게 교두 전체를 감싸 힘을 분산시키는 역할까지 최종 수복물과 똑같이 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는 그 치아 쪽으로 단단한 것을 세게 깨무는 동작을 줄여 남은 치아 벽 한 곳에 힘이 몰리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임시치아가 지금 지켜주는 것과 지켜주지 못하는 것
임시치아(임시수복)는 최종 수복물이 만들어지는 동안 삭제된 치아 부위를 자극과 세균 침투로부터 막아 주고 치아의 위치와 잇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드는 일시적인 수복물입니다. 상온에서 굳는 레진으로 입안에서 직접 만들거나 본을 뜬 모형 위에서 만든 뒤 임시시멘트로 붙입니다. 처음부터 오래 버티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라 제작 기간 동안만 자리를 지키도록 만들어진 것이라, 인레이나 크라운을 기다리는 동안 임시로 막아 두는 이유에서 설명한 것처럼 최종 수복물과 접착 방식 자체가 다릅니다.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라면 여기에 한 가지가 더 걸려 있습니다. 근관을 채운 재료가 침과 세균에 다시 노출되는 현상인 치관부 누출을 막는 일입니다. 근관 충전을 마친 뒤에는 치관부를 바로 밀폐해야 하는데, 밀폐가 불완전한 채로 오래 방치되면 세균이 근관 안으로 다시 들어가 재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임시치아가 씹는 힘에 반복적으로 눌리다가 가장자리가 뜨거나 헐렁해지면 이 밀폐가 깨질 수 있으므로, 씹을 때 임시치아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거나 시큰거림이 새로 생겼다면 밀폐가 약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임시치아가 아예 빠졌다면 신경치료 중 임시로 막은 재료나 크라운이 빠지면 기다려도 되나요?에서 설명한 것처럼 다음 예약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치과에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앞니처럼 치관부 손상이 커서 포스트(근관 안에 세우는 기둥 구조물) 형태를 포함한 임시 전장관을 씌운 경우라면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포스트가 들어갈 공간을 미리 만들어 쓰는 과정에서 근관 안에 남겨 둘 약제 공간이 줄어들고 이런 임시 포스트 전장관은 변연의 밀폐를 시멘트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세균이 새어 들어갈 위험이 다른 임시치아보다 더 큽니다. 그래서 이 경우에는 최종 포스트와 크라운을 되도록 빨리 접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포스트 자체는 신경치료 후 포스트를 세우면 치아가 더 튼튼해지나요?에서 설명한 것처럼 치아를 보강하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남은 치아 구조로는 수복물을 고정하기 어려울 때 코어를 잡아 주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씹을 때 계속 아프면 확인해야 하는 것
지금처럼 씹을 때 아픈 증상이 며칠 안에 가라앉지 않거나 특정 방향으로 씹을 때만 순간적으로 날카롭게 찌릿하다면, 임시치아 자체의 문제 외에 치아에 실제로 미세한 금이 갔을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신경치료를 마친 치아도 남은 벽이 얇으면 이런 균열이 생길 수 있고 이 경우는 저작 검사 같은 방법으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한쪽 방향으로만 순간적으로 찌릿한 통증은 균열이 있는 치아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상이므로 그런 경우라면 더 자세히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통증의 원인이 무엇이든 임시치아로 지내는 기간 자체를 필요 이상으로 늘리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최종 크라운으로 넘어가야 씹는 힘이 치아 전체로 고르게 퍼지고 치관부 밀폐도 안정되므로, 씹을 때 아픈 증상이 계속되거나 임시치아가 자꾸 헐렁해진다면 예정된 다음 방문을 기다리기보다 치과에 알려 상태를 먼저 확인받는 것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