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젠의과대학 연구팀이 자기공명영상(MRI) 하나로 턱관절 뼈 속 지방 성분을 숫자로 재는 방법을 내놓았습니다. 턱관절(측두하악관절)을 이루는 하악과두(아래턱뼈 끝의 둥근 돌기) 속 골수에서 지방과 물이 차지하는 비율, 즉 지방분율을 정량화해 건강한 관절과 질환이 있는 관절, 나아가 질환의 하위 유형까지 구별했습니다. 1에 가까울수록 정확하다고 보는 판별 지표(AUC)는 건강한 관절과 질환 관절을 가르는 데서 0.71에서 0.84, 질환의 하위 유형을 나누는 데서 0.76에서 0.84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MRI로 턱관절을 볼 때는 뼛속 신호가 밝은지 어두운지를 판독자가 눈으로 가늠해 왔는데 이번 연구는 그 밝기를 구체적인 숫자로 바꿔 놓았습니다.

지방이 적을수록 관절이 아팠다
하악과두 속 골수는 지방과 물, 단백질이 섞인 조직입니다. 성인의 뼈에서 흔히 보이는 노란 골수는 지방이 80퍼센트가량을 차지하지만 염증이나 부종이 생기면 그 자리를 물 성분이 많은 조직이 채우면서 지방분율이 떨어집니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연구팀이 2021년 지방과 물 신호를 나눠 읽는 촬영법인 딕슨 기법의 한 종류, IDEAL-IQ로 79명의 턱관절을 측정했을 때도 같은 방향이 확인됐습니다. 턱관절 질환이 있는 관절의 평균 지방분율은 60.56퍼센트로 증상이 없는 관절보다 낮았고 그중에서도 통증이 있는 관절은 55.98퍼센트, 뼈 표면 변화까지 있는 관절은 50.54퍼센트로 더 떨어졌습니다. 지방이 빠진 자리일수록 병이 깊었다는 뜻입니다.

예전에는 밝기를 눈으로 가늠했다
기존 MRI 판독에서는 T1강조영상에서 신호가 어둡게 보이면 뼈 괴사를, T2강조영상에서 밝게 보이면 부종을 의심하는 식으로 영상을 눈으로 보고 판단해 왔습니다. 이 방식은 판독자마다 기준이 갈릴 수 있고 관절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딕슨 기법은 지방과 물 분자가 자기장 안에서 서로 다른 위상으로 반응하는 성질을 이용해 두 성분의 신호를 분리한 뒤 화소마다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합니다. 이번 연구에는 지멘스 헬시니어스 소속 연구자도 참여해 이 계산을 임상 장비에서 자동으로 처리하도록 다듬었습니다. 치과 전용 MRI 장비가 최근 미국에서 처음 승인을 받은 것도 이런 정량 분석 기술이 진료실에 들어올 자리를 넓히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모양까지 더해 하위 유형을 갈랐다
연구팀은 지방분율뿐 아니라 하악과두의 겉넓이와 부피 비율 같은 모양 특징도 함께 분석했습니다. 영상에서 정량적 특징을 대량으로 뽑아내는 이런 방법을 영상체학(라디오믹스)이라고 부릅니다. 턱관절 질환자 109명과 건강한 사람 25명, 양쪽 턱관절 총 268개를 분석한 결과 지방분율과 모양 특징을 함께 썼을 때 건강한 관절과 질환 관절을 가르는 정확도는 0.705에서 0.835, 질환의 하위 유형끼리 가르는 정확도는 0.761에서 0.837로 나타났습니다. 턱관절 밖에서 귀에 꽂는 센서로 움직임 이상을 살핀 웨어러블 센서 연구나 통증 관리를 스마트폰 앱으로 시도한 디지털치료제 임상시험이 관절 바깥의 행동과 움직임을 다뤘다면 이번 연구는 뼛속 조직 구성을 직접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아직은 한 병원의 결과
이 수치는 중국의 한 대학병원에서 모은 환자군을 촬영해 얻은 것입니다. 여러 기관의 환자를 함께 검증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분율이 어떻게 바뀌는지도 아직 추적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턱관절 MRI가 디스크 위치나 관절 삼출액 유무를 확인하는 도구를 넘어 뼛속 조직 상태까지 숫자로 알려주는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