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물을 계속 마셔도 입 안이 금방 다시 마르고 불편합니다. 양치질도 평소보다 꼼꼼히 하고 구강청결제나 보습 스프레이 같은 제품도 써 봤지만 크게 나아지지 않습니다. 왜 이런 증상이 생기는지, 치과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짧은 답변
물을 마셔도 입마름이 가라앉지 않고 계속된다면 단순히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아니라 침이 만들어지는 양 자체가 줄어든 타액분비저하증(구강건조증)일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원인은 사람마다 달라서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그 약이, 최근 머리와 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았다면 그 치료가, 특별한 이력이 없다면 쇼그렌증후군 같은 침샘 자체의 질환이 관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침이 줄면 충치가 생기는 속도와 범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원인을 찾는 것과 함께 치과에서 충치 위험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 그런가요?
침이 줄어드는 원인들
입이 마르는 원인은 한 가지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약물, 방사선치료, 전신질환 세 갈래로 나눠 생각하면 자신의 상황과 맞춰 보기 쉽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약물입니다. 항우울제, 이뇨제(소변량을 늘리는 약), 혈압약, 항히스타민제(알레르기약), 마약성 진통제 등 1,000종이 넘는 약물이 침 분비를 줄이는 부작용을 낼 수 있습니다. 고령 환자에게 자주 처방되는 약 200종 가운데 약 63%가 구강건조를 부작용으로 가진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면 그 영향이 겹쳐서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스스로 끊거나 줄이지 말고 어떤 약이 원인인지 처방한 의사나 치과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두경부(머리와 목 부위) 방사선치료를 받은 경우도 침샘 기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치료를 시작한 지 3개월 안에 빠르게 진행하는 충치가 생기기도 할 만큼 영향이 빠르고 큽니다.
복용 중인 약도 방사선치료 이력도 없는데 입마름이 계속된다면 쇼그렌증후군처럼 침샘 자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전신질환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치과 진료와 함께 내과 진료로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침이 줄면 충치 위험이 커지는 이유
침은 입 안을 촉촉하게 적시는 역할만 하지 않습니다.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는 자정 작용, 입 안이 산성으로 기울지 않게 막아 주는 완충 작용, 산에 녹은 치아 표면에 칼슘과 인 성분을 다시 채워 주는 재광화 작용까지 함께 합니다. 침이 줄면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약해집니다.
침의 산성도(pH)는 이 균형이 무너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정상 범위는 6.8을 넘지만 6.0~6.6이면 중간 정도이고 5.8 아래로 떨어지면 충치를 만드는 세균이 늘어나기 쉬운 산성 환경이 됩니다. 이 상태가 이어지면 산에 녹은 치아 표면이 다시 채워지는 재광화가 거의 일어나지 못해 충치가 여러 치아에서 한꺼번에, 그것도 빠르게 진행하는 다발우식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잇몸이 내려가 치아 뿌리(치근) 면이 드러난 부위는 더 취약합니다. 치아 뿌리를 덮은 상아질은 법랑질보다 약한 산성(임계 pH 6.2)에서도 녹기 시작하는 반면 법랑질은 그보다 강한 산성(임계 pH 5.5)에서야 녹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침이 줄어 입 안이 약한 산성으로만 기울어도 치근 표면은 먼저 손상을 입고 진행 속도도 치아머리(치관) 충치보다 약 두 배 빠른 것으로 보고됩니다. 실제로 55~64세의 38%, 65~74세의 47%에서 치근우식증이 나타날 만큼 흔해서 나이가 있거나 입마름이 있는 경우 특히 눈여겨봐야 할 부위입니다.

치과에서 확인하고 도와줄 수 있는 것
치과에서는 우식 위험도 사정이라는 절차로 충치를 만드는 요인(세균, 당 섭취, 침 분비 저하 등)과 막아 주는 요인(불소 노출, 침의 완충 능력 등)을 함께 살펴 위험도를 판단합니다. 간단한 침 pH 검사로 지금 침의 완충 능력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가늠하기도 합니다. 복용 중인 약과 방사선치료 이력, 쇼그렌증후군 같은 진단 이력을 미리 알려주면 이 판단에 큰 도움이 됩니다.
위험도가 높게 나오면 정기검진 간격을 3개월처럼 짧게 조정하고 불소 바니시를 발라 주거나 처방용 고농도 불소치약을 쓰게 하며 눈에 잘 띄지 않는 인접면 충치를 찾기 위해 방사선사진을 6~12개월마다 찍기도 합니다. 초기에 하얗게 변한 병소(백색 반점)에는 칼슘과 인 성분을 채워 재광화를 돕는 제제를 바르거나 먹는 형태로 쓸 수 있고 입 안을 편하게 유지하기 위해 자일리톨 껌이나 베이킹소다 양치액, 구강 보습제를 함께 권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하면 침이 나오는 양 자체를 늘리는 약을 처방받을 수도 있는데 이는 원인 질환과 전신 상태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결정이라 치과와 처방 의사의 판단이 함께 필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