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최근 치과에서 시린 치아를 치료받았는데, 한 치아는 약 같은 것을 발라주기만 했고 다른 치아는 레진으로 메웠습니다. 둘 다 시림을 다스리는 치료라고 들었는데 정확히 무엇이 다른지, 왜 어떤 치아는 바르기만 하고 어떤 치아는 메우는지 궁금합니다.
짧은 답변
바르는 치료는 이미 드러난 상아질의 미세한 통로인 상아세관을 막거나 그 안쪽 신경이 자극에 반응하는 정도를 줄이는 처치입니다. 메우는 치료는 닳거나 패여 실제로 없어진 치아 조직 자리를 재료로 채워 결손 자체를 없애는 치료입니다. 두 치료는 겨냥하는 대상이 다릅니다. 바르는 처치는 치아 조직은 그대로 둔 채 통증이 전달되는 경로만 줄이고, 메우는 치료는 없어진 조직의 자리를 메워 그 통로와 결손을 함께 없앱니다. 바르는 처치만으로 증상이 충분히 가라앉지 않거나 패인 자리가 뚜렷하면 메우는 치료로 넘어갑니다.

왜 그런가요?
통증이 전달되는 길목을 막는 바르는 처치
잇몸이 내려가거나 치아 표면이 닳아서 법랑질(치아 겉을 덮는 단단한 조직) 아래의 상아질이 드러나면, 그 안에는 치아 표면에서 신경까지 이어지는 미세한 통로인 상아세관이 수없이 뚫려 있습니다. 이 통로 속 액체가 찬 자극이나 삼투압, 기계적 압력에 밀려 움직이면 그 흐름이 신경을 자극해 짧고 날카로운 통증을 만듭니다. 이를 유체역학설이라고 부릅니다.
바르는 지각과민 처치는 이 길목을 두 가지 방식으로 공략합니다. 하나는 상아세관의 입구를 물리적·화학적으로 막아 액체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신경 자체가 자극에 반응하는 정도를 줄이는 방식입니다. 불화나트륨이나 아르기닌, 옥살레이트 성분의 처치제와 지각과민 처치용 바니시, 레이저 조사는 세관을 막는 쪽에 가깝고 칼륨염 성분이 든 치약은 신경의 반응을 둔화시키는 쪽에 가깝습니다. 어느 쪽이든 치아 조직을 새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통로를 막거나 신경을 가라앉히는 처치라는 점은 같습니다.
메우는 치료 과정에서도 비슷한 원리의 처치가 함께 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말감으로 메우는 치료에서는 와동을 다듬은 뒤 수복재를 채우기 전 상아질에 특정 성분(글루타르알데하이드와 HEMA 등)을 도포해 상아세관액의 단백질을 교차결합시켜 세관 안에 마개 같은 구조를 만드는 방법이 쓰입니다. 이 방법은 수복 직후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과민 반응을 줄이는 보조 단계로 쓰이며, 바르는 처치와 메우는 치료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조직이 없어진 자리는 메워야 한다
바르는 처치의 효과가 부족하거나 애초에 치아 조직 자체가 패여 없어진 경우에는 메우는 치료로 넘어갑니다. 잇몸 가까운 부위에 우식 없이 생기는 결손은 칫솔질에 의한 마모, 산에 의한 침식, 치아에 가해지는 편심성 씹는 힘으로 인한 굴곡 파절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둥글거나 쐐기 모양으로 치아 조직이 소실되는 상태입니다. 여러 원인이 겹쳐 생기는 만큼 치료도 한 가지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결손의 범위와 잇몸 상태에 따라 레진이나 글라스 아이오노머 계열 재료로 그 자리를 채우는 수복을 하거나, 필요하면 잇몸 쪽 연조직을 다루는 치료를 함께 하기도 합니다. 결손이 작고 지각과민 증상만 문제라면 바르는 처치로 충분할 수 있지만 결손이 뚜렷하거나 바르는 처치 후에도 증상이 이어지면 그 부위를 메워 노출된 상아세관 자체를 덮어야 합니다. 이 결손에 레진과 글라스 아이오노머 중 무엇을 택할지는 깊이와 잇몸 상태에 따라 다시 갈리는 문제라 잇몸 가까이 패인 치아, 레진 치료는 언제 하나요?와 치아 목이 패인 곳은 레진과 글라스 아이오노머 중 무엇으로 메우나요?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치료 뒤에도 시림이 다시 나타난다면
바르는 처치든 메우는 치료든 받은 뒤 시간이 지나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 확인할 것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처음에 치아 조직을 깎거나 닳게 만든 원인이 아직 그대로인지입니다. 칫솔질 습관이나 산성 음식 노출, 씹는 힘이 바뀌지 않았다면 같은 자리나 다른 치아에서 조직 소실이 계속 진행되어 새로 상아질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메운 재료 자체의 상태입니다. 레진 수복물은 굳는 과정에서 약 2~5%, 심하면 7%까지 부피가 줄어드는 중합수축이 일어나는데 이때 치아와 재료 사이에 미세한 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틈으로 구강 내 액체나 세균이 드나드는 것을 미세누출이라고 하며, 이 틈을 통해 세관액이 다시 움직이면 지각과민이 재발하고 세균까지 들어가면 수복물 아래 새로운 충치나 변연 변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 후 시림이 다시 나타나면 원인이 되는 생활 습관이 바뀌지 않았는지와 함께 수복물의 변연이 벌어지거나 깨지지 않았는지를 치과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변연에 생긴 틈이 작다면 그 부분만 다듬어 보강할 수 있지만 틈이 넓거나 그 아래로 충치가 들어갔다면 기존 수복물을 제거하고 새로 메우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수복물 손상이 의심될 때 무엇을 확인하는지는 레진이나 인레이가 떨어진 것 같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에서 더 다룹니다.


